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500원

잡념 2010.08.25 23:07
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. 잠깐 한눈을 판 사이 책상에 두웠던 500원이 없어졌다. 내 돈을 잃어버리기 전에도 다른 친구 역시 1000원을 잃어버렸기에 나는 즉각 선생한테 말했고 선생은 이 사안을 크게 받아들였는지 곧장 조사에 착수했다. 따지고 보면 참 불합리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표적 수사가 시작된 것이다. 손버릇이 나쁘다고 암암리에 소문난 친구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한 것이다. 그 친구 모르게 반장이었던 나를 비롯한 몇몇 믿음직한(?)친구들에게 그 아이의 가방과 책을 샅샅히 뒤져보라는 합법적 지시를 받았다. 난 혼란스러웠다. 이게 옳은 일인지 도대체 판단이 서질 않았다. 절대적 권위를 가지고 있던 선생의 판단이었기에 모두 당연하게 그 지시를 따랐지만 사실 그 상황을 의아하게 바라본 건 비단 나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. 그 일에서 손을 땠다. 나서기 좋아하는 친구들까지 합세해 의심받는 친구가 자리를 비운 사이 그 친구의 자리는 철저하게 뒤짐을 당했다. 그리고 책 사이에서 1000원 짜리가 발견됐고 교무실에서 올라온 선생은 마치 자신이 큰 일이라도 한 양 그 친구를 불렀다. 불호령과함께 따귀가 날아갔고 왜 훔쳤냐고 다그쳤다. 그 아이는 울면서 아니라고 했다. 자기 돈을 넣어 둔 거라는 거였다. 하지만 사태를 수습하기엔 너무 일이 커져버렸고 선생또한 그 아이가 범인일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에 결국 그 아이는 몇 대의 매를 더 맞고 몇 가지 벌을 받으며 사건이 종결됐다. 난 그 장면을 바라보면서 그 친구에게 괜히 미안해졌다. 설사 그 친구가 범인이 맞다고 할지라도 난 친구보단 선생을 더 꼴보기 싫었다. 최소한의 인격도 보장해주지 못하는 저런 인간이 선생라는 사실을 너무 강한 충격으로 인식했기에 난 선생을 쉽게 존경하지 않게 되었다. 선생 역시 오류 투성이이고 도덕적이지 못한 건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너무 일찍 자라나기 시작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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